[한국 문학] 윤동주 길 #잃은것을찾는까닭



길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어 

길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츰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츰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처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프릅니다.

풀한포기 없는 이길을 걷는것은 담저쪽에 내가 남어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것은, 다만,

잃은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194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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